보드게임 구매 - 선주문과 펀딩
여러분은 보드게임을 어디서 사고 계신가요?
이미 많은 보드게임에 대해 잘 알고 계신분들이라면 당연히 아는 그 내용 선주문과 펀딩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보드게임 관련 정보를 어디서 얻고 어디서 사는지에 대해서는 좀 나중에 이야기 해보도록 하죠.)
이 글을 보고 계신분들이 막 보드게임에 입문해서 재미있어 보이는 게임들을 하나 둘 사 모으고 계시다면 분명 뭔가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이하시게 될겁니다. 재밌어 보여서 사고 싶은데 파는 곳이 없거나, 한글판이 있는거 같은데 판매처가 해외에만 있는 경우도 있을거고, 심하면 많은 사람들이 배송 받았다고 인증글을 올리는데도 불구하고 파는 곳이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도 있습니다.
이는 보드게임이라는 물건 자체의 특이성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누구라도 하는 보드게임인 루미큐브, 할리갈리, 젠가 등은 언제든지 팔고, 항상 파는 물건들이 꾸준히 있기 때문에 단순히 공산품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보드게임(특이하 게이머스 보드게임으로 분류되는 물건들)은 소량생산되어 쉽게 단종됩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게임으로 즐기고 재미있어서 사려고 보면 물건이 없는 경우가 발생하죠. (막 입문하신 분들이 기어코 사시려고 중고거래하다가 사기 당하시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중고거래하시는 분들은 꼭 구성물이 다 있는지 손상품은 없는지, 거래자가 사기꾼 리스트에 없는지 같은걸 확인하고 구매해주세요)
또한 매년 새로운 보드게임이 계속해서 등장하기 때문에 보드게임의 판매량은 출시시점이 가장 크고 급격히 감소하는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재고가 발생하면 바로 악성재고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조금 옆길로 센거 같은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보겠습니다. 이런 보드게임의 특이성 때문에 보드게임 판매는 선주문이나 펀딩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선주문은 해당 업체가 라이센스 계약을 끝내고 제작하기로 결심했지만 주문 수량을 예상하지 못하거나 재고를 최소한으로 가져가기 위해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보통 물건을 구매하고 적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정도 걸립니다.
제가 1월에 선주문으로 구매한 정령섬은 4월 도착예정이였는데 코로나19로 지연되어 6월에 배송될 예정이라고 합니다.ㅜㅜ
요건 사족인데 정령섬은 선주문 물량이 모두 배송된 이후 일반판매 계획도 있다고 합니다. (아마 6월 하순이나 7월이 아닐까 예상해봅니다.)
그리고 펀딩은 아직 판매가 결정되지 않은 물건입니다. 펀딩으로 일정 수 이상의 구매자가 모이면 제작이 결정되죠. 그래서 꼭 한글판으로 즐기고 싶은데 목표금액을 달성하지 못하게 되면 펀딩을 신청한 보드게이머들이 안달나 여기저기 커뮤니티에 자발적인 광고를 시작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커뮤니티에서 아무리 갓겜이다 뭐다 해도, 이번 펀딩이 아니면 구하지 못한다고 해도, 꼭 게임이 어떤지 알아보고 구매하셔야 합니다. 그 분들은 펀딩 목표 달성과 스트레치골 달성이 눈이 돌아가신 상태거든요.)
즉, 펀딩은 목표금액이 결정되면 그제야 제작을 위한 준비를 시작합니다. 선주문이 바로 제작에 들어가는 거와 비교했을 때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겠죠? 보통 6개월에서 1년쯤 걸리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제가 펀딩으로 들어간 트레지디 루퍼는 3월에 펀딩이 마무리되었는데 배송 예정은 12월입니다.
펀딩의 경우 선주문에 비해 목표금액을 크게 상회하는 경우 스트레치 골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까 보드게임이 소량제작이라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결국 공장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주문수량이 많아질수록 원가 절감이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얻은 이득 일부를 구매자에게 돌려주는게 스트레치 골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게임의 리플레이성이나 재미를 증가시켜주는 요소도 있고, 단순히 기념이 될만한 물건인 경우도 있습니다.)
요런 스트레치 골이 탐나면 보드게이머들이 눈이 돌아 여기저기 광고를 뿌리고 되고 심지어는 스트레치 골이 탐나 펀딩에 들어가는 분도 계십니다.
트레지디 루퍼의 경우 확장판을 스트레치 골로 제공했고, 재미있게도 스트레치 골의 확장판이 모두 달성된 순간 구매자(펀딩에서는 사실 후원자라고 합니다.)가 크게 증가하는 현상을 보여주기도 했죠.
이제 선주문과 펀딩이 어떤건지 대충 감이 오시나요?
조금씩 경우가 다른 경우는 있겠지만,
선주문은 제작이 결정난 상태로 제작 수량을 결정하기 위한 방식으로 제작만 남아 물건을 받기까지 비교적 적은 시간이 걸리고 주문수량이 어찌되건 주문하면 물건을 받습니다.
펀딩은 제작이 결정나지 않은 상태라 목표금액을 달성하지 못하면 금액이 결제되지도 않고 물건을 못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별도로 스트레치 골이 있어 목표금액을 크게 상회하면 추가적인 물건이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주문에서도 스트레치골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사실 한가지입니다.
이제 막 보드게임에 입문하신 여러분, 커뮤니티에서 이 게임을 무조건 사야된다고 속삭여도 선주문과 펀딩은 잘 알아보고 구매합시다. 일단 선주문/펀딩 들어갔다가 나중에 손해보고 주소이전 거래하시는 분 많이 봤습니다. 구성품이 혜자라 들어갔다가 중고로 팔아도 이득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주식은 안사는게 손해다라는 말고 동일한겁니다. 아무리 구성이 풍성해도 잘 못사면 손해보세요.
그리고 꼭 해보고 싶은데 아무리 찾아도 구매처를 못찾으시는 분들... 선주문과 펀딩, 그리고 소량생산이 문제입니다. 재판을 기다리시거나 중고거래를 하시는 방법있는데 저는 그냥 다른 좋은 신상 사라고 권유 드리고 싶네요.
보드게임은 해가 갈수록 재미있고 좋은 게임이 점점 많이 나옵니다.
그럼 이 글이 여러분들의 즐겁고 후회없는 보드게임 라이프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이만 글 줄이겠습니다.
다음에는 보드게임 중고거래시 주의사항 같은걸 준비해보겠습니다.